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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 포 슈가맨(Searching for Sugar Man, 2011)

이민재님 2016. 4. 14. 11:37

서칭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2011



미국의 비운의 가수, 로드리게즈. 그는 길거리의 부랑자와 같은 뮤지션이었다. 황폐한 도심 속의 시인이라고나 할까? 그는 도심 안에서 딱히 어떠한 주거지가 없이 방황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는 도시의 더러운 것, 추악한 것, 정의롭지 못한 것들을 보고 느낀 것을 가사에 녹여냈다. 어떠한 음악 평론가는 말한다. 그와 같은 가사를 쓰는 사람은 이 세상에 몇 없다고…… 밥 딜런 정도가 아마 그와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미국에서는 앨범이 6장밖에 팔리지 않고, 처참하게 흥행에 실패했지만, 남아공에서는 전설의 가수가 된다. 실제로 인권 운동에 그의 노래 ‘I wonder’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기 시작한 노래가 된 것이다. ‘왜 내가 다른 사람과 평등하지 못할까?’, ‘왜 내가 억압받고 살아야 하지?’ 라는 의문점이 합당한 의문점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선구자인 것이다. 물론, 로드리게즈는 남아공에 인권운동을 불러일으키려고 쓴 노래도 아닐뿐더러, 실제로 그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한참 후에나 알게 된다. 그는 Cold Facts를 비롯하여, 앨범을 2장만 내고 음악을 접고 육체노동자가 된다. 처음에는 정말 슬펐다. 물론 지금도 조금 슬프긴 하다. 그래도 로드리게즈는 그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오히려 지금 이렇게 전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상당히 큰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노래는 소울이 넘친다. 역시 노래를 스스로 쓰고, 스스로 부르고, 스스로 연주하는 것 만큼 대단한 음악은 없다. 인생을 이야기하고,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그의 노래 ‘Sugar Man’의 도입부는 정말 너무 좋다. 슬픔이 묻어나온다. 또한 ‘I wonder’는 참 유머러스하면서도 흥나는 리듬을 가지고 있다. 그가 계속 음악 생활을 하면서 10, 20집까지 냈다면 어땠을까? 가슴 한 켠은 안타까움이 있지만, 그래도 이 것이 음악이고, 그의 운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