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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2016)

이민재님 2016. 7. 27. 09:07

부산행 (2016)


참 좋은 영화였다. 최근에 흥행에 성공한 영화 곡성과 무서운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영화를 풀어나가는 화법은 전혀 다른 영화였다. 곡성은 스토리를 통해 관객들을 속여가면서 미스터리를 풀라고 강요하지만, 부산행은 그렇지 않았다. 이해하기 쉬운 영화이다.


1.   펀드매니저에 대한 안 좋은 시각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
이는 영화에서 마동석(상화)의 대사에서 나온다.
너희 아버지 직업이 뭐니?”
증권사 펀드매니저요
~ 개미핥기?”
그리고 또한 극 중 김 대리라는 사람과 통화하는 장면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가 작전한 그 ㅇㅇ바위에서 시작됐대요. 다 저 때문인 것 같아요.”
김 대리가 잘못한 것 없어.”
공유는 김 대리를 위로해주며 전화를 끊고 나서는 죄책감에 오열한다.

2.   아버지라는 존재의 위대함
마동석(상화)과 공유(석우)가 대화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인정받지 못하지만 항상 희생하는 존재잖아. 뭐 인생이 그런거 아니겠어?”
그리고 마동석은 아내와 아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다. 수안(수안)의 아버지인 공유 또한 마지막에 감염된 자신을 발견하고, 딸을 위해 기차 밖으로 몸을 던져 자살한다.

3.   착하게 살자
이 영화에서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은 다 죽었다. 공유마저도 자신의 딸을 위해 한 행동들이었지만 결국엔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리고 공유(석우)와 마동석(상화)는 기차 안의 노숙자를 도와줬었는데, 이는 후에 공유(석우)의 딸과 마동석(상화)의 아내를 구해주는 것으로 은혜를 갚는다. 이 이외에도 천리마 고속 상무 김의성(용석)은 자기 자신을 위해 남들을 희생시키다가 결국 처참하게 죽는다.



영화를 교훈을 얻으려고 보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영화를 보는 가운데 이런 화두들이 명확하게 보였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에 제대로 된 좀비 영화를 만들면서 이러한 주제들을 넣고 싶었나 보다. 조금은 좀비 영화와 안 어울릴 수 있는 교훈들이지만 말이다. 참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는 영화였고, 주말에 휴식하며 친구, 연인과 같이 보아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