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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칸

이민재님 2014. 11. 17. 16:41

내 이름은 칸



최근에 본 굳모닝 맨하탄이 너무 좋아서 다시 발리우드 영화를 선택했다. 요즘은 참 이상하게도 감동적인 영화들이 끌린다. 또한 그 감동에 많이 약해졌다. 슬픔에 대해서는 공감이 잘 안 되는데 감동적인 감성은 누구보다도 예민한 것 같다.

이 영화는 이슬람교를 가진 미국인의 이야기이다. 9.11테러 이후 미국국민들은 무슬림을 아주 증오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심각해지고, 모든 무슬림을 다 묶어서 안 좋게 보기 시작했다. 그런 과정에서 칸과 만디라의 아들 샘을 잃는다. 종교가 뭐라고 이유 없이 모든 무슬림을 싸잡아서 비난하고, 폭력을 휘두르는지 모르겠다. 지구에는 정말 많은 종교가 있다. 힌두교,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등…… 하지만 이렇게 종교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종교로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칸에 의하면 사람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그렇다. 또한 종교라는 테두리 안에 사후세계가 결정이 된다는 것만큼 부당한 것은 없을 것이다. 신이 계시다면 과연 인간세계를 그렇게 창조하셨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한 사람의 신념이 엄청난 일을 해낸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대통령을 만나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뭐라고…… 보통 사람들이었다면 절대 그렇게 못했을 것이다. 내가 만약 대통령을 만나서 저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한다면 과연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마.”, “그냥 너의 삶을 살아.” 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 같다. 나는 그 대답에, “그래 그렇지 아무래도?”라고 하며 소시민으로써의 삶을 이어나갈 것 같다.

 나는 그와 같은 신념을 가지고 싶다. 신념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나는 딱히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사명감, 신념. 절대 갖고 싶다고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쉽게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열심히 나의 삶을 살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꿋꿋이 관철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 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