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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민재님 2014. 12. 8. 15:35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보았다. 이 영화의 시대는 꽤나 독특하다. 곤충과 식물들이 세상을 뒤덮은 시대이다. 부해라는 곳에는 식물들이 들끓고, 그 식물들은 독가스를 내뿜는다. 그래서 사람은 부해 근처에서는 살 수가 없다. 그런데 바람계곡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독가스의 침입을 막아주기 때문에 몇 백 년간 안전하게 보존이 되어왔다. 나우시카는 이 바람계곡 마을의 공주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똘똘했고, 바람을 잘 타는 소녀이다. 그런데 다른 왕국들이 벌레, 식물들을 소탕하기 위해 바람계곡을 침입하면서 여러 가지 갈등이 생겨난다. 사실 이런 식물, 곤충들이 지배한 세계라는 배경을 보고 우리 지구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다른 왕국들은 그 벌레와 식물들을 불로 소탕하여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우시카는 공생하지 않으면 멸망에 이른다고 생각한다. 나우시카는 마음을 통해 곤충(벌레)들에게 진심을 전하고, 같이 공생하자는 메시지를 보낸다. 곤충들이 처음에는 인간세계를 마구잡이로 공격하다가 나우시카의 마음에 감동하여서 다시 부해로 돌아가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두 가지를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로 우리 인간의 행동에 대한 위험성이다. 우리는 최근 100년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나무들을 잘라내거나 불태웠고, 화석연료를 엄청나게 뽑아내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간 당 동식물이 3종씩 멸종한다고 한다. 이게 다 인간 때문이다. 인간이 자연을 마구잡이로 개발하고, 그에 따른 부산물들을 자연에 마구잡이로 던져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GMO에 따른 위험성까지 제기되고 있고, 도심 한가운데에 싱크홀이 생기는 등 괴이한 일들이 정말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우리 모두를 파멸시킬 수 있는 핵무기도 엄청난 숫자로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다. 최근 조금은 황당한 주장 중에는 화성이 인류의 핵전쟁으로 멸망한 행성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런 주장이 아주 황당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행동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분별 있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우리 지구는 이런 위험 속에서도 살 만하다는 것이다. 나우시카와 같은 멋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희생하여 숭고한 뜻을 이루려는 사람이 아직 세상에는 꽤 많이 존재한다. 또한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에서도 희망이 있다고 믿고, 그 것을 이루려고 실천하는 사람이 꽤 많이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세상은 아직 살 만 하다. 내가 이런 큰 뜻을 가진 사람은 아닐지라도, 그들의 좋은 친구이자 조력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마을의 아이들이 공주가 인질로 잡혀가는 날, 그동안 모아놓은 치코열매를 주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