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2년 만이다. Tuck에서 MBA를 시작하며 2021년 7월에 미국을 들어왔는데, 그 이후로 첫 방문이었다. 지난 2년 간 미국 생활에 조금이라도 더 집중해보고 싶어서, 새롭게 다시 시작해보고 싶어서 미국와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많이 하고 지내지 못했다. 그렇게 2년을 보내다보니 우리나라의 삶, 이야기, 소식, 글이 그리웠다. 그래서 이 번에 한국을 방문하면 미국에서 읽으면 좋을 한국 책 몇 권을 사 올 생각이었다.
'바깥은 여름' 은 구글에서 한국 소설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그리고 가져온 몇 권을 책 중 유일한 소설이다. 미국에서 한국적인 한국 소설을 읽으며 통해 소시민의 삶의 단면을 체험하고 싶었다. 대단한 소설을 읽고 싶었다기 보다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그려낸 소설을 읽고 싶었던 것 같다. 또한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것이어서 긴 호흡의 장편은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7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책이라는 사실이 내 마음을 즉시 사로잡았다.
본디 나의 계획은 천천히 오래오래 이 책을 아껴 읽는 것이었다. 그러나 책을 편 날, 다 끝내버리고야 말았다. 아직은 책에 빠져 하루만에 책 한 권을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했지만, 유일한 한국 책을 너무 빨리 끝내버려서 아쉽다.
우리는 뉴스라는 고상한 매체를 통해 자극적인 컨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5살 어린 아이가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여 죽었다든지,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장수끝에 자살을 했다든지 하는 소식들 말이다. 우리는 그러한 뉴스를 보며 안타까워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우리는 그러한 뉴스를 흥밋거리로 소비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비극적인 일을 겪은 사람들의 그 이후의 삶, 또는 그러한 일을 겪은 가족의 그 이후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읽은 후 썩 기분이 좋아지는 내용의 책은 아니지만, 그러한 비극을 겪은 후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잘 쓰여진 소설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일찍 다 읽어버릴 줄 알았으면, 조금 무겁더라도 몇 권 더 챙겨올 걸 그랬다. 언제 다시 한국을 방문할지는 모르지만, 그 때까지는 다시 새롭게 펼쳐질 미국 생활에 집중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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