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정말 볼 만한 영화이다. 이렇게 영화를 보며 울어본 적은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근대 역사를 고스란히 남아내고 있는 훌륭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근대기를 다룬 여느 영화와는 다르게, 나에게 더 와 닿았던 이유는 개인의 관점에서 역사를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6.25전쟁, 독일 파견 광부, 베트남 전쟁을 겪으며,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선택해야 했던 덕수(황정민)의 마음이 처절하게 슬프도록 아름답고 고귀했다. 흥남 철수 때, 덕수(황정민)는 아버지와 헤어지기 전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너가 이제부터 가장이다. 가족을 잘 돌봐라.” 이런 아버지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덕수(황정민)는 어린 나이부터 그렇게 살아갔다. 어머니를 챙기고, 동생을 챙겼다. 덕수(황정민)는 사실 고시 공부를 하고자 했던 청년이었는데, 동생이 서울대에 합격하고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 가족을 위해서, 동생을 위해서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독일로 떠나는데, 그 곳에서 만난 영자(김윤진)와 사랑에 빠진다. 이 역시 너무나도 아름답다. 전쟁 통에도 열심히 사랑하는데, 누가 바빠서 사랑할 시간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은 순수한 사랑을 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을 하게 된다.
무엇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나도 가장이 된다면 저렇게 멋진 아버지, 남편이 될 수 있을까? 나의 목숨을 내놓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가치를 찾고 싶다. 그것이 나의 아이들이 될 수도 있고, 아내나 가족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엄마, 아버지가 꼭 주말에 같이 손잡고 영화관에 가셔서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표를 사서 드릴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뼈 시린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고 싶다면 국제시장을 꼭 보라고 권유해주고 싶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가슴으로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영화에 재치 있는 요소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마냥 진지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부분도 꽤나 많다.
'아카이브 > 하루하루 살아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술자들 (0) | 2014.12.31 |
---|---|
더 테너 : 리리코 스핀토 (0) | 2014.12.31 |
KBS 파노라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세계경제에 던지는 질문 141010 (0) | 2014.12.17 |
80세에 쓰는 자서전 (0) | 2014.12.16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0) | 2014.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