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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쇼트 (The Big Short, 2015)

이민재님 2016. 1. 25. 10:42

빅쇼트

The Big Short, 2015


 2007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에 대해 다루는 영화이다. 누구나 뉴욕 금융가라고 하면 멋진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나 역시, 명품 수트를 입고, 머리에 포마드를 잔뜩 발라 기름진 헤어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만큼 뉴욕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환상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나는 예전부터 금융쪽에서 돈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돈을 버는 직업은 사기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성 투자로 돈을 이리 저리 움직여가면서 차액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사회악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돈을 굴린 사람은 일도 하지 않고 돈을 버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기본적으로 단기성 투자는 사회악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 영화는 내가 우려하던 그런 사회악이 표출된 사건을 다루는 영화이다. 금융상품을 사람들이 알아볼 수 없도록 복잡하게 만든다. 그리고 금융당국에 뒷 돈을 주고 신용 등급을 높게 받는다. 그 다음에 고객들한테 그 상품을 파는 것이다. 이는 시스템을 쥐고 있는 자의 사기이다. 너무 거대하게 많은 사람이 집단적으로 사기를 치고 있어서, 사기라고 인지하기 힘들 정도이다.

자본주의의 폐해가 있다. 돈이 있는 사람이 계속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이다. 그것도 불로소득으로 말이다. 사무실에 앉아서 클릭 몇 번 하는 것 만으로 남들이 몇 년동안 열심히 일해서 번 돈보다 많다면, 이런 세상이 과연 옳은 세상일까? 의문이 든다. 그러나 금융시스템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싶진 않다. 예를 들어 누군가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상품을 개발하여 판매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하고 있다고 하자. 이럴 경우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사업을 크게 확장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금융 시스템 덕택에 좋은 아이디어를 큰 사업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투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자본주의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 영화에서 단적으로 보여주는 폐해들을 적절히 규제한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