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기계시대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반복적인 이야기에 지치기도 했지만, 주요 내용은 고개가 끄덕여지는 좋은 생각이 꽤 있었다. 인간이 산업혁명을 이후로 정보화시대를 맞이하며 제 2의 기계시대가 펼쳐졌다는 내용이다. 컴퓨터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많은 것들이 아날로그적인 형태로 존재하였다. 그리고 기계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상황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컴퓨터가 발명되고 많은 일들이 기계에 의해서 대체되었다. 또는 기계에 의해 수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던 일이 그의 1/10 도 안 되는 노동력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물류창고의 노동을 생각해보자. 예전에는 사람이 모든 물류의 수출입을 체크하고, 인간의 근육으로 모든 물건을 날랐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경우 기계가 이 일을 대체하고 있다. 즉 일의 효율성, 생산성이 급격하게 향상된 것이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초슈퍼스타가 탄생했다고 한다. 이 부분을 경제학과 엮으며 설명하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공장 노동자 중 일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이 사람이 하루에 100을 일한다고 하면 일을 두 번째로 잘하는 사람은 90정도 할 것이다. 당연히 봉급도 그에 해당하게 100:90의 비율로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고 디지털 결과물의 복제가 거의 무료로 가능한 시대에서는 2등은 의미가 없어진다. 예를 들어 지도서비스 앱이 있다고 하자. 제일 편리한 지도 앱의 편리성이 100이라고 하고 두 번째로 편리한 지도앱의 편리성을 90이라고 하자. 그러면 시장에서 과연 시장점유율이 100:90이 될 것인가? 디지털시대에서는 그렇지 않다. 거의 모든 사람이 편리성이 100인 앱을 선택할 것이고, 이 앱은 대박이 날 것이다. 반면 두 번째로 편리한 지도앱은 거의 아무 사람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는 이러한 특징이 있다고 한다. 1등이 모든 열매를 독식하는 것이다. 복제하는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는 간단한 사고실험을 해보면 알 수 있다. 인간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로봇이 있다고 하자. 이는 유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로봇이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모든 분야에서 이 로봇이 사용될 것이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실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열매는 로봇을 개발한 회사가 독식할 것이다. 이 것은 공산주의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승자독식 구조가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 책은 말한다. 승자독식 구조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유인을 제공하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백년전 조선시대 왕도 꿈도 못 꾸는 일을 우리는 모두가 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자동차를 타고 먼 곳으로 단 시간에 갈 수도 있고, 비행기를 타고 외국도 쉽게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조선시대 왕보다 더 삶의 질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인간의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상대적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고, 절대적인 기준과 섞어서 사용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승자독식 구조는 분명 어두운 면이 있다. 나는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정확히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이 책의 말미에 이런 사태에 대한 방안으로 교육이 나오는데, 나 역시 이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교육은 책에서 나오는 교육과는 조금 다르다. 부자들에게 세금의 비율을 더 높이는 것은 사실 자본주의 경제학의 관점에서 볼 땐 매우 부당한 처사이다. 하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그들이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옳다. 따라서 나는 이러한 모순을 교육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기꺼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완벽한 경제학 원칙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공생의 개념을 가지도록 올바른 교육을 받고, 이와 자본주의가 합쳐진다면 상당히 이상적인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말 이 책의 말대로 ‘디지털화’는 이 세상을 참 많이 바꾸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옛날의 조선시대 왕이 꿈도 못 꾸었던 삶을 대부분이 살고 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이전보다 삶의 질이 높아진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또한
세상이 디지털화 되면서 승자독식 구조로 인해 빈부격차는 20여년 전보다 훨씬 더 극심해졌다는 통계가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유일한 희망은 교육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생의 가치관을 가지며 자본주의를 아름답게 지켜나간다면 이 세상은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이 제도적으로 완벽하게 보완할 수는 없다. 공생의
가치관으로 함께 노력한다면 아름다운 자본주의가 될 것이고, 제 2의
기계시대를 인류의 찬란한 황금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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